드라마 ‘도깨비’ 속 주인공은 문을 열면 원하는 장소로 이동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실제로 그런 능력이 있다면 일상이 여행같을까요. 일단 지금 낙엽지는 풍경을 보고있노라면 딱히 주인공이 자주 떠나던 캐나다가 부럽지 않습니다. (물론 더 좋겠지만...)

일상이 지치는 순간이면 어떤 것들을 먼저 찾으시는지요. 저는 주로 여행, 책, 음악 입니다. 저마다 필요한 순간이 다른 것 같습니다. 여행이야 짧은 여행도 있지만 떠오르는 여행은 아무래도 길게 이어지는 여행이겠죠. 이 공간이 아닌 다른 공간을 거닐며 달라진 공기와 풍경들을 만끽하는 그런 시간들. 상상만해도 좋습니다만 현생을 살고 있는 입장에서는 일정적 여유가 없으면 힘들겠죠.

그래서 주로 책으로 여행을 떠납니다. 어쩌면 책을 읽는다는 건 ‘도깨비’ 속 주인공과 같은 초능력인지도 모릅니다. 내가 책장을 여는 순간 다른 세상이 펼쳐져있으니까요. 정신없이 책 속 세상을 거닐다보면 현실에 무거웠던 짐들은 남의 일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음악이 필요한 순간은 책장을 펼칠 기력과 눈으로 그 세상을 더듬을 여유나 기력이 없는 순간들이겠죠. 음악을 틉니다. 가만히 눈을 감습니다. 일상이던 공간이 다른 공기로 바뀌어서 흘러갑니다. 익숙하지만 낯선 이질적인 공간감이 나를 어떤 이방인으로 만들어줍니다. 그리고 그 순간이 싫지 않습니다.

이 중에 여러분의 선택지도 있으신가요. 여러분의 여행도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