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일을 타인에게 어떤 명사가 아닌 동사로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을 좋아한다. 하루의 대부분 혹은 인생의 대부분을 일과 함께 보내는 인생에서 일 자체를 소개하는 것이 자신의 삶의 방식은 무엇인지 설명하는 것과 같기 떄문에.

내가 어떤 사람인지는 한 단어로 정의할 수 없다. 1시간 전의 나와 지금의 내가 다른 것과 같은 이유다. 우리는 스스로를 정의할 때 점이 아닌 흘러가는 선으로 정의할 필요가 있다.

말의 온도가 있다면 나의 언어의 온도는 어느 정도일까. 가족에게는, 친구에게는, 직자에서는 그리고 낯선 이에게는 어떤 온도로 대하는가. 스스로 점검해 볼 일이다. 너무 높은 온도나 낮은 온도는 상대방을 다치게 하기 쉽다. 상대방과 가까워지고 싶다면 상대방의 체온과 비슷한 온도로 소통해야 한다.

흔히들 시야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여행이 새로운 건 낯선 풍경 때문이기도 하지만 여행지에서만 가지게 되는 다른 시선 때문이기도 한데 우리는 이 시선을 유지한다면 일상도 충분히 여행이 된다. 어느 작가는 시인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라고 한다. 그럼 조금 더 아름다운 것들을 보며 살 수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