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잭입니다.

저는 지난 토요일에 음악축제를 다녀왔습니다. '뷰티풀 민트 라이프' 라는 축제였어요. 주말 내내 하는 행사였지만 일 때문에 이틀 모두를 빼지는 못하고 하루만 즐기고 왔습니다.

첫 무대까지는 날씨가 아주 좋았습니다. 쾌청한 날씨 속에 제 최애 중 한명이 스타트를 끊었죠. 잔디에 돗자리까지 펴놓고 여유롭게 감상했습니다. 우리나라에 서울에서만 즐길 수 있는 것들이 있다면 이런 잦은 음악 페스티벌이겠죠. 

문제는 제 최애의 무대가 끝나고부터였습니다. 비가 오기 시작하더군요. 제가 아무리 비를 좋아하더라도 비 웅덩이 바닥에 앉는 것과 굵은 빗줄기를 맞으며 다니는 것까지 좋아하지는 않아서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페스티벌 전 주의사항으로 앞사람의 시야를 가릴 수 있으니 우산휴대를 자제해달라고해서 우산을 챙기지 않았었는데 아주 난감했죠.

총 3개의 무대를 두고 선호하는 가수가 바뀜에 따라서 여기저기 옮겨다니며 슬슬 온몸이 젖어가고 있었습니다. 비와 바람이 거세질수록 조금씩 지쳐갔죠. 최애들을 볼 때면 조금 힘이 나다가도 금새 힘이 빠지고의 반복이었습니다.

그 와중에 사람들을 관찰하는 습관이 어딜가지는 않아서 슬금슬금 모두를 관찰하기 시작했습니다. 모두 비나 바람에 온몸이 젖는 것 정도는 개의치않는 모습, 눈 앞에 자신들의 최애를 위해서 눈동자를 반짝이고 소리를 지르는 모습에서 어떤 종교의식과 같은 경건함마저 느껴졌습니다. 과거에 친구들을 따라 교회나 성당 등을 찾아간 적이 있는데 모두의 엄숙하고 신앙적인 모습에서 저는 자주 괴리를 느끼곤 했어요. 이 사람들과 나는 다른 경계에 서 있군. 이런 감각이랄까요. 그런데 이번 경험에서 저는 약간이나마 그 감각을 공유할 수 있었습니다. (제 최애도 많았으니까요!)

과거 한국 박물관 개관 백 주년 기념 특별전 당시 '몽유도원도'가 전시되었을 때 고 황현산 선생의 글이 떠올랐습니다. 

다음날인 어제 비와 추위에 몸을 혹사해서인지 컨디션이 좋지않았지만 그 순간의 감각과 경험은 오랫동안 제 안에 남아있을 것 같습니다. 누군가가 다시 한번 권유하더라도 잠시 망설이다(사람이 너무 많긴 했었죠)가도 이내 고개를 끄덕일 정도로요.

오늘은 미세먼지와 황사가 물러나서 공기가 아주 좋습니다. 다행이죠. 비가 그친 뒤에 바로 미세먼지와 황사가 심해져서 뭐 하나 정도가 없는 날씨가 되었나 하는 슬픔이 있었는데 말이죠. 약간의 일교차가 있으며 건조한 대기가 이어진다고합니다. 자주 물을 마셔주세요.

오늘 소개할 책은 요즘 읽고 있는, 사실은 과거에도 몇 번 읽었었지만 다시 읽을 때마다 새로운 책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시간이 지난 후에도 종종 생각나서 다시 읽게 되는 그런 책들이 있는데 그런 책들은 아마 시간과 시대 등을 벗어나도 여전히 의미가 있는 좋은 질문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부분만 인용해서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