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국민의 감정을 대표하는가?

뉴스를 챙겨보다보면 종종 대법원이나 헌법재판소의 판결과정을 결과로 듣는다.

유심히 듣다보면 늘 국민의 ‘법감정’에 맞거나 맞지 않다는 말이 나온다.

수긍할 때도 있고 ‘뭐가 국민의 법감정이지’라고 고개를 갸웃거릴 때도 있다.

판사들이 얼마나 공부를 많이 했는지에 대해서는 의심에 없다.

헌법을 비롯해서 법조항을 누구보다 조목조목 따져들 수 있다는 것도 동의한다.

그런데 판사들이 국민의 생각과 감정을 누구보다 공감할 수 있는가라고 묻는다면 동의하기 어렵다. 무언가를 집중해서 공부한 경험이 있다면 알겠지만 깊은 공부란 현실과 약간의 거리감이 생기는 것을 의미한다. 고시와 같이 어려운 시험을 준비하다보면 자연스레 유행에서 멀어질 수 밖에 없다. 매일 SNS를 확인하는 등의 행동도 어색해진다. 그런 과정을 거쳐서 원하던 단계를 넘어서게 되면 다시 유행에 민감해지기는 또 쉽지가 않다. 속하게 되는 집단이 유연한 생각보다는 원리원칙과 질서가 강조되는 집단이기 때문에.

SNS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수많은 시간들을 보낸다거나 적어도 일반인 혹은 내 주변 사람들이 했을 법한, 할 법한 행동과 생각들을 그들이 경험하지 않는다면 적어도 국민의 감정을 대표한다는 표현은 언제까지나 어색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생각들을 해봤자 딱히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은 없지만서도 여전히 뉴스 안에서 목격하는 벌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이 태연히 돌아다니는 현실과 평범한 사람들이 안타까운 비극을 겪는 상황들이 법에 대한 모순과 불신을 일으키며 그 판단의 주체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그런 주체들에게 일반인의 생각과 감정은 이런 것이다 라는 식의 보수 교육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SNS를 살짝이나마 중독시켜서 보통의 사람들이 어떤 것들에 노출되어 있는지, 무엇을 보며 어떤 생각들을 이어가는지 등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