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낮까지 무더위가 지속되다가 오후부터 차츰 구름이 끼고 지역별로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습니다. 비는 내일 토요일 오후까지 이어지다 대부분 그칠 예정입니다.

어제는 공휴일이었습니다. 저 역시도 쉬는 날이었습니다만 일하는 가게에서 국가보훈행사 관계로 일손이 부족해서 낮에만 잠깐 도와주러 다녀왔습니다. 그 이후에는 계획없이 남은 하루를 보냈어요. 음식도 하나를 먹다가 두개를 먹다가 분별없이 주섬주섬 먹었고 책이나 영화도 무언가 정돈되지 않은 상태로 읽기도하고 흘리기도 하였습니다. 아주 보통의(?) 휴일이었죠.

어떤 휴일들을 보내셨나요. 저는 요즘 휴일과 여행과 회복에 대해서 생각합니다. 휴일이든 여행이든 결국에는 스스로의 회복을 향해가는 수단이겠지요. 그 개운함은 때로는 평소보다 더 격한 정신적인 자극이나 육체적인 활동을 통해서 이루어질 때도 있습니다. 그저 에너지를 소비하고 회복하는 것과는 조금 다르지요. 

휴일이어도 이약속 저약속이 중첩되어 있고 그 약속이 본인의 의지와 맞닿아있지 않으면 더 지치는 날이 됩니다. 저는 이 휴식이라는 활동이 나라는 사람을 가장 우선에 두고 가장 가까운 관계로부터 되짚어가는 데에서 효과를 발견하곤 합니다. 내가 진정으로 보내고 싶은 순간들에 대해서 생각하고 그 다음에 나에게 진정 가치있는 관계들을 되짚어 가보는 그런 활동들이요. 그래서 휴일일수록 SNS 등은 오히려 멀리하곤 합니다. 나와 관계성이 희미한 것들이 내 삶에 의미있는 것들이라고 종종 착각하게 만드니까요. 

여행은 이런 것들을 더 쉽게 만들어줍니다. 집이라는 공간이 주는 가사활동의 피로감이 우리를 SNS라는 도피처로 향하게 하는데, 낯선 호텔방의 침대는 그런 피로감을 주지 않으니까요. 개인은 그저 머물고 떠나면 되는 여행자가 되는 겁니다. 홀연하게. 가끔 여행을 떠나보아요. 그저 당일치기도 괜찮습니다. 나의 피로가 묻어있는 여러 사물들에서 벗어나봅시다.

여행중에는 혼자이기에 닿을 수 있는 장소들이 존재한다.

누군가와 함께라면 쉽게 가지 않을 그런 장소들.

나의 여행은 늘 그런 공간들을 수집하며 보내는 나날들이었다.

(뉴질랜드 '무리와이 비치' 인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