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잭입니다.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셔서 무사히 첫출근을 마무리했습니다. 

완전히 적응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잘 적응해서 기회가 된다면 여러분이 서울을 오갈 때 방문할 수 있게 된다면 좋겠습니다. (레스토랑이 크고 주방과 홀이 완전히 분리되어 있어서 잭지트에서처럼 인사를 나누기는 어렵겠지만)

쉐프로 일하는 것과 작가로 일하는 것의 균형을 맞추는 것도 신경을 써야겠지요. 다만 지난 경험을 돌이켜보건데 양 측의 일을 병행하는 데에는 시간이 큰 의미가 있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저에게는) 저의 경우 쓰고자 하는 글이 있는 경우 오래 천천히 쓰기보다는 평소에 생각하던 부분을 짧은 시간에 써내려갑니다. 시간보다는 평소에 하는 생각 등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아무튼 저의 근황은 이렇습니다. 여러분의 근황도 궁금하네요. 다들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오늘은 어제보다 더 더운 날입니다. 대구경북 지방은 폭염주의보가 여전해요. 자외선을 피하고 자주 수분을 보충해서 아플 일 없기를 바랍니다. 다시 볼 그 날까지. 🙏

카페를 가든 음식점을 가든 어떤 장소를 갈 때 중요한 점은 자신과 비슷한 결을 가진 사람이 운영하거나 일하는 장소를 가는 것이다. 비슷한 성격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성격이 정반대여도 어떤 부분에서의 취향이 같은 결을 가질 수 있다. 물론 자주 노력하지 않는다면 그 결을 찾는 건 생각보다 어렵다. 그럼에도 그런 공간이 주는 만족감과 편안함은 그만한 수고를 들일 이유가 된다.

당사자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다면 그 결을 찾기가 수월할테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어느 장소에 들어갔을 때 느껴지는 공기의 내음이나 갖춰진 인테리어와 집기들을 통해서 그 결을 발견할 수 있다. 다만 사람이 아닌 외적인 요소로 그런 결을 확인하기에는 약간의 시간이 필요하다.

주말에 시간을 내어 가게를 연 지 1년 정도 된 지인의 가게를 방문했다. 열었을 당시에도 방문했었는데 당시에는 뭐랄까 어색한 점도 많고 기본적으로 음식과 음료의 취향도 나와 거리가 있었다. 그럼에도 지인은 나와 어떤 부분에서 같은 결을 가진 사람이었고 그 공간의 편안함은 불특정 가게를 방문하는 것보다 깊이있게 다가왔었다.

지방에 있어서 오랜만에 방문한 가게는 과거와는 다르게 작은 집기들과 더불어 공간감, 메뉴와 음료 등이 하나같이 나의 취향과 비슷하게 변해있었다. 별도의 지속적인 교류가 없었음에도. 

사람과 공간이 주고받는 것이 이런 것 같다. 많은 이들이 마음의 평화를 찾기 위해서 본능적으로 바다나 산과 같은 자연을 찾는 것, 자기만의 가게를 찾는 것. 그런 곳에서 다른 장소에서는 얻기 힘든 안정감을 얻고 스스로를 정돈하는 것. 

비단 공간의 문제도 아니다. 책이나 음악같은 작품들도 저마다의 취향이 있고 그 속에서 우리는 일상에서 소모된 어떤 에너지를 회복한다. 이 취향의 결은 의식적으로 바꿀 수 있지만 아주 조금씩만 변해간다. 어느 날 갑자기 변했다고 느껴지더라도 그 자각이 새삼스럽게 갑작스러울 뿐 그 변화는 매일의 작은 누적들로 이루어진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은 아마 나와 작은 결이라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계속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나의 취향과 생각을 공유하는 이런 순간들이 당신에게 약간의 안도감과 휴식감을 선사하길 바란다. 나 역시 같은 결을 공유하는 당신에게서 그런 감각들을 받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