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잭입니다.

창밖으로 흐린 풍경을 보고 있습니다.

제가 있는 서울은 빌딩들 사이로 짙은 회색빛 먹이 칠해진 느낌이에요.

이런 풍경을 볼 때면 아무래도 긍정적인 것들로 사고를 확장하기는 쉽지 않지요.

그럴 때는 어떤 생각이든 지나치게 확장되는 걸 멈추곤 합니다. 멍하니 생각을 멀리 보냅니다.

다른 시간대의 내음을 떠올려보아요. 높은 빌딩 숲이 아닌 작은 집들이 모여있는 곳에서 살 때, 가까운 공원에서 짙은 풀내음과 물기의 향을 맡던 기억을 조심스레 끄집어내보아요. 그 때는 느긋하게 향기를 맡고 거리를 걸었었는데 지금은, 이곳에서는 무엇이 그렇게 급해서 서둘러걷고 생각마저도 빠르게 해야할까요. 

풍경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이 삶에도 영향을 끼치겠지요. 자연이 무조건 좋다고 생각 하는 건 아니지만 좋은 삶을 위해서는 느긋하게 바라보고 걷는 행위가 중요하다고는 생각합니다. 지치는 하루하루를 보내더라도 쉬는 날이라면 집에서 누워만있기보다는 자연속을 거닐러 가보려고 합니다. 여러분도 잠시시간을 내보면 좋겠어요. 

이번주는 전국이 주말까지 비가 오락가락할 것 같아요. 작은 우산은 필수품처럼 챙며 다녀요. 비가 옴에도 불구하고 황사도 심해서 비에 황사가 섞여 내리는 경우가 많다고 하니 가급적이면 비는 맞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

어른이 된다는 건 어쩌면 평생 가지고 살아가야하는 사춘기의 감정들을 티내지 않게 된다는 의미일지도 모른다. 영화를 보면서 직시하고 공감하게 되는 이유는 내 안에 그 감정들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는 반증이니까.

날 것의 감정들을 자주 드러낼수록 사회에서는 철없어보이고 애같은 취급을 받는다. 자연스레 그 감정들을 당당히 드러내지 못하고 상대방이 원하는 감정이나 사회가 바라는 감정들만 표면에 드러내고 다른 감정들은 안 속 깊이 침잠한다. 그렇게 '어른'이라는 어떤 역할이 되어간다.

그런데 살다보면 반짝반짝 빛나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의 감정을 감추지 않고 지혜롭게 표현하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은 슬픔 때도 불안할 때도 당당하다. 자신의 슬픔이나 불안이 타인에게 혹은 적어도 자신에게 부끄럽지않기 때문일 것이다. 스스로의 모든 감정들을 감싸안고 함께 나아가는 사람.

그렇게 되는 건 쉽지 않기도 하고 혼자만의 힘으로 어렵기도 하다. 그런 모습을 지지해줄 친구의 존재가 필요하니까. 그럼에도 한명이라도 그런 친구가 있다면 나약함을 보여주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드러내보자. 생각만큼 부끄러울 수는 있지만 점점 반짝반짝 빛나게 될 테니까.

영화를 보면서 아쉬웠던 점은 다른 감정들의 서사가 조금 부족한 부분. 근데 영화라는 짧은 시간동안 이야기를 풀어내려면 그래야 할 수 밖에 없었겠다는 생각은 들었다. 모든 이야기를 다 하려다보면 정작 하고싶은 이야기가 묻히는 경우가 있으니까. 그럼에도 다른 감정들의 서사가 궁금해지고 아쉬워졌다면 당신은 아마 이 영화에 빠진 것일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