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레터들을 살펴보았는데 무척이나 맘에 들지 않았습니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글쓰기가 아침에 가장 잘 이루어진다고 생각했었고 루틴도 아침에 맞추었었는데 근래 들어서는 아침에 컨디션이 너무 저조하더라구요. 레터를 쓴 후에도 내가 뭘 쓴 건지 또렷하게 생각나지 않는, 의식의 흐름대로 글을 쓴 느낌이랄까요.

다시 글쓰는 시간을 퇴근 후 밤시간으로 맞추었습니다. 

아침 컨디션이 안 좋아졌다는 걸 언젠가부터 알아차리긴 했었습니다. 아침마다 커피를 내려마시는 게 루틴으로 자리잡았다고 예전 레터에서 언급했었는데 근래 아침에는 커피의 맛이 잘 느껴지지 않더라구요. 그냥 쓴 무언가를 마시는 느낌. 커피도 그라인더도 추출도구도 이상이 없다면 이상이 생긴 건 아무래도 제 몸 컨디션이었겠지요. 

운동도 다시 시작했고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도 충분히 거친 후 글을 쓰게 됐으니 앞으로 양질의 글로 다시 보내드리겠습니다. (노력해보겠습니다) 

어제 쉬면서 문득 그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요즘의 나는 뭐지?'

최근 계속 무언가 엉뚱하고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어떤 직감을 계속 느꼈습니다. 본성을 거스르는 느낌이랄까. 그런 감각 때문에 컨디션이 계속 저조했던 것도 이유 중의 하나일 것 같아요. 안정된 직장, 어딘가 정착할 결심 등. 그런 생각들이 의식 한 켠에 자리잡아서 무거운 돌덩이마냥 짓누르던 요즘이었습니다. 

예전의 기록들을 돌아보았어요. 버킷리스트라고 써 놓은 것들도 보고 누군가에게 이야기하곤했던 이야기들도 살펴보았지요. 과거의 저는 다른 사람들에게 이나라 저나라를 여행 혹은 유랑하면서 글을 쓰고 세상을 이야기하는 사람이 될 거라고 했는데 어느 순간 까맣게 잊고 있었지 뭐에요. 마음을 다시 가볍게, 홀연히 먹기로 했습니다. 

분명히 어떤 글들은 타인을 위해서 쓴 게 분명한대도 돌고돌아 다시 나에게 돌아옵니다. 작가는 글을 씀으로써 작가가 되지만 어쩌면 그 손을 떠난 시점에서 작가가 아닌 온연한 한 명의 독자의 신분을 가지는 게 분명합니다. 과거의 저의 글이 다시 제 마음을 자유롭게 하는 단서가 된 것 처럼요.

언젠가 늘 누군가에게 이야기한 것처럼 낯선 나라, 낯선 도시에서 여전히 여러분에게 레터를 쓸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저의 보잘 것없는 글들을 늘 읽어주시고 말없이 응원해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내일은 수도권과 경기 지역은 여전히 무더위가 지속될 예정이고 제주도와 남부 지역은 장마 전선의 영향으로 비가 옵니다. 내일 저녁부터 토요일 넘어가는 시점부터 전국으로 장마전선이 확대되니 참고해주세요. 

다음주부터는 다시 평일 중으로 휴무일 상관없이 레터를 쓸 예정입니다.

무분별하게 내키는대로 쓰기보다는 아래의 내용을 준수하면서 글을 쓰겠습니다.

월 : 뉴스 

화 : 영화

수 : 음악

목 : 책

금 : 여행

뉴스 항목이 새롭게 추가됐는데 사실 처음 레터를 쓰면서도 한번 시도해보고 싶은 부분이었는데요. 매일 뉴스레터를 읽는다면 뭔가 상식에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넣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매일 아침마다 뉴스를 챙겨보고 레터에 담으려고 했더니... 세상에나 뉴스에 무슨 쓸데없이 지루한 이야기들만 그렇게 많은지... (정치는 매일 똑같은 행동과 말만 반복하는 것 같아요) 그런 이야기를 레터에 담고 싶지는 않더라구요. 그래서 매주 월요일 한번만 지난 주 내내 있었던 굵직한 내용들만 간략히 요약해서 전달하기로 했습니다. 한국의 정세든 세계의 정세든 약간이라도 알아두면 도움이 될만한 내용들을 담아둘테니 아는 척(?) 할 수 있게 가볍게 들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