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많이 더워진 요즘입니다. 어제도 상당히 더웠는데 오늘은 더 더운 날씨가 이어집니다. 내일 토요일까지 초여름날씨가 이어지다가 일요일에 내리는 비와 함께 봄날씨로 돌아간다고 합니다.

날씨가 사람에게 끼치는 영향이 큰 것 같습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표정을 관찰하는 습관이 있는데 사람들 얼굴에 부쩍 짜증이 가득한 날들이 이어집니다. 그런 감정들을 마주하고 있다보면 어느새 내 감정도 동화되는 기분을 느낍니다. 다양한 감정들을 존중하는 편이지만 그렇더라도 짜증은 좋지 않지요. 어느 순간이든요. 스스로의 감정을 지키며 보내는 하루가 되어요 우리.

잭지트를 마무리한 이후 이전 단골들을 마주할 때면 의외로 제일 많이 이야기되는 메뉴가 '까르보나라' 입니다. 생각보다 간단한(?) 메뉴인데 한국의 가게들에서는 오히려 한국인에게 맞춘다는 명목 하에 엉뚱한 방식으로 계속 변질되어가는 느낌입니다. 저의 경우에는 기본은 이탈리아 스타일을 고수하되 약간의 매콤한 맛과 달콤한 맛을 곁들이는 방식으로 제공했었습니다. 

빠르게 만들기 위해서는 2가지 사전 준비가 필요합니다.

1) 삶아놓은 파스타면 과

2) 양파볶음 (현지에서는 어니언잼 혹은 카라멜리이징 어니언이라고 부릅니다)

 1) 파스타면의 경우 파스타면이 전부 들어가는 넓은 팬이나 깊은 전용파스타냄비로 삶으면 됩니다. 물 4L에 소금은 50g을 넣고 물이 끓기 시작하면 파스타면을 넣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완전히 익히지않고 80%정도를 익힌 후 멈추는데 면 하나를 먹었을 때 면 가운데 부분의 심지가 약간 느껴지는 정도에서 멈춥니다. 식힐 때 뭉쳐져있으면 계속해서 익기 때문에 넓은 틀이나 볼에 두고 식힙니다. 어느 정도 식으면 건조해지거나 부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 올리브오일로 코팅해줍니다.

파스타면은 개인적으로 '데체코' 브랜드를 선호합니다. 개인마다 취향이 다르긴 할텐데 데체코 면이 가공시에 미세한 톱니결이 살아있어서 소스 등을 조금 더 잘 머금기 때문입니다.

2) 양파볶음은 채 썬 깐양파 1kg에 설탕 30g, 발사믹식초 40g을 넣고 끓입니다. 약불로 뭉근히 끓여주시면 되고 색이 점점 짙은 갈색으로 변해갈텐데 양파의 단단함이 없어진 정도에서 멈춰주시면 됩니다.

여기서부터 까르보나라 만들기가 시작됩니다.

레시피

삶은 파스타면 200g , 양파볶음 50g , 마늘 8 쪽 , 베이컨 1~2줄 , 홍고추 5슬라이스 , 노른자 2알 , 올리브오일 (가열이 가능한 올리브오일로 고를 것) , 갈아서 쓰는 치즈

1. 조리할 팬에 올리브 오일을 넉넉히 두릅니다. (60ml)

2. 온도가 오르면 마늘과 베이컨을 슬라이스해서 넣습니다. (두꺼운 베이컨을 쓸 경우 같이 넣어주시고 얇은 베이컨을 쓸 경우 베이컨을 조금 더 천천히 넣습니다)

3. 마늘의 색이 갈변될 즈음에 양파볶음과 홍고추를 넣습니다.

4. 들어간 재료가 고루 섞일 때 즈음에 파스타면을 투하하고 소금을 한꼬집 정도 같이 넣어줍니다. (이 때 파스타를 끓인 면수나 뜨거운 물을 30~50ml 정도 같이 넣어주면 좋습니다)

5. 들어간 재료가 서로 맛이 배일 수 있게 섞어주시면 됩니다. (이 때 먹고싶은 파스타면의 식감에 따라서 조리시간을 조정합니다)

6. 조리가 완료되면 팬에 있던 재료들을 다른 볼로 옮겨담아서 식힙니다. (노른자를 넣어서 섞어야 하는데 온도가 높을 때는 섞이는 노른자가 익어버리기 때문에 40~50도 정도로 식힙니다. 애매할 경우 손을 댔을 때 뜨겁지만 못 만질 정도는 아닌 정도로 구분합니다)

7. 노른자를 풀어서 섞은 후 접시로 옮겨담습니다.

8. 마무리로 치즈를 갈아서 올려줍니다. 적절한 치즈가 없을 경우 생략해도 됩니다.

사전 준비만 이루어진다면 들어가는 재료는 간단해서 요리클래스를 할 때도 다들 놀라던 기억이 납니다. 조금 더 현지 레시피로 만들고 싶으시다면 양파볶음과 홍고추를 없애고 베이컨과 소금의 양을 조금 더 늘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