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를 고르는 기준이 있을까요? (너무 모두가 카페를 간다는 전제하에 이야기하는 걸까요) 

음악을 기준으로 고르면 어떨까요. 잔잔하고 가사없는 음악이 흘러나와서 나의 작업에 방해받지 않고 집중할 수 있는 그런 환경이거나 플레이리스트가 온전히 내 취향이라서 나의 취향을 즐기고 나아가 비슷한 취향을 확장하는 경험을 할 수도 있겠지요.

공간을 기준으로 골라볼까요. 아주 작은 공간에 주인장의 취향이 곳곳에 배여 있어서 그 결을 구경하면서 주인장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을 선호할 수도 있을테고 아니면 아주 넓고 쾌적한 공간이라서 온전히 나의 공간이 확보된 장소를 선호할 수도 있겠지요.

어쩌면 맛을 기준으로 고를수도 있겠지요. 맛있어야 가는 건 당연하지만 음료를 자주 마시다보면 어느새 나의 취향이라는 게 생기기 마련이니까요. 커피만 해도 산미가 있는 커피가 있고 묵직한 바디감이 핵심인 커피가 있지요. 커피 뿐만이 아닙니다. 얼음이 갈린 음료 중에 유독 좋아하는 메뉴가 있을지도 모르지요. 요거트 종류를 찾을 수도 있구요.

위의 요소들은 몇가지 정도는 공존할 수 있지만 모든 장단점을 다 가질 수는 없는 부분이라 선택이 고민되기도 할 겁니다. 어렵지만 취향을 분명히 하고 맞는 가게를 찾아간다면 같은 시간을 보내더라도 더 충만한 시간이 될 테지요. 여러분은 어떤 취향으로 선택할 지 궁금합니다.

저는 최근에 직장 근처의 카페를 자주 이용합니다. 쉬는 시간이 1시간 남짓인데 그 사이에 바람도 쐬고 책도 읽을 겸 방문해요. 무더운 바깥 날씨를 피해 실내에서 시원한 커피와 선선한 공기를 느끼다보면 찜통같은 일상(아시다시피 주방은 여러분이 바깥에서 느끼는 더위와 습도가 더 높습니다...)을 잠시 잊을 수 있어서 리프레쉬가 됩니다. 그렇게 기분전환을 하고나면 나머지 일상도 그럭저럭 넘길 수 있게 되어요.

레터에서 자주 이야기하지만 여러분에게도 일상 속에서 잠깐이나마 쉬어갈 수 있는 시간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제 경험담입니다) 여러분이 조금 더 나은 하루를 보내길 바라는 마음에서요.

여행기를 쓰기 위해서 필요한 건 아무래도 공감이 아닐까.

사진을 통해서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보고자 지난 사진을 둘러보았다. 퍽 난감한 기분에 휩싸인 심정을 아는지. 흔히들 말하는 홍대병이 나에게 있었나보다.(지금도 조금은 있는 것 같다) 남들이 다 가는 곳은 죽어도 가지 않고 사람이 많은 곳은 무조건 피해서 다니는..?

내 스스로는 왜 저기를 저렇게 걸었는지 납득할 수 있지만 타인에게 '하하, 재미있죠? 여기 이 길, 완전 공감되지 않습니까?'라고 차마 말하지 못하는 정경들만 가득하다. 

여기는 시드니의 루나파크 라는 놀이공원이다. (우리나라의 놀이공원을 생각하면 안되고, 수성못을 가 본다면 거기에 있는 그 작은 놀이시설? 그 정도의 시설이랄까) 그래도 나름 낮에는 가족나들이로 많이 찾는 장소인데 당연하게도(?) 그 시간엔 절대 가지 않고 폐장하는 저녁 즈음에야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시드니의 놀이공원은 폐장하더라도 놀이공원 입구가 봉쇄되지는 않고 시설들만 운행을 중단해서 유유히 놀이공원을 구경할 수 있었다.

굳이 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곳까지 찾아간 이유는 시드니 도심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연말이 얼마 남지 않았던 시기인데 세계적으로 유명한 시드니의 불꽃놀이를 보려면 아무래도 도심 한복판 보다는 먼 외곽에서 도시를 바라보아야 제대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사전답사 차원이랄까.

루나파크 뒷 길로 나와 걷다보면 서서히 시드니의 여러 심볼들을 확인할 수 있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길의 정경인데 사실 타인에게 추천하기는 조금 곤란하달까. 일단 외국이고 밤이며 인적이 드문 곳은... 좀 위험하니까..? 지극히 내로남불이라고 할 수 있겠으나 내가 걷고 생각에 잠기던 길들은 늘 저런 정경과 분위기를 풍기곤 했다.

아, 여담이지만 새해 불꽃놀이 때는 밖에 나가지 않았다. 어딜가든 사람이 너무 많았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