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구독자분들에게

벌써 레터가 72번째를 맞이했습니다.

지금까지 함께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무슨 글을 써야할까 생각이 나지 않을 때, 종종 구독자 분들의 얼굴을 떠올립니다. 그 순간이 여전히 퍽 즐겁습니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 매몰되지 않으려면, 지치는 순간에 무언가 힘이 될 것이 필요할 때, 사람들은 보통 친구를 만나곤 합니다. 여러분의 얼굴을 떠올리고 다시 글을 써 내려가는 게 저에게는 친구를 만나는 순간과 같아요. (그래서 가끔 투정같은 이야기도 하나봅니다) 감사합니다. 

오늘은 제주 및 남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덥습니다. 다만 소나기는 언제든 내릴 수 있다고 하니 바깥의 더위에 방심하지말고 작은 우산은 언제나 챙기시길 바랍니다. 

한 주가 시작되는 오늘입니다. 무언가 기대되는 일들이 여러분의 하루에 가득하길 바랍니다.

월요일마다 쓰던 뉴스관련 글은 잠시 보류해볼까 합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매일 뉴스를 확인하면서 이슈가 지속될 법한 것들을 수집하는데 막상 며칠이 자나고 나면 그 이슈가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뉴스가치의 휘발성이 강하다는 느낌입니다.

다른 이유로는 관련 내용들을 뉴스나 신문을 통해서 접하게 되는데 과연 그 정보 자체가 신뢰성을 가질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 때문입니다. 방송사나 신문사에서 자체적으로 검증을 하기 때문에 언뜻 신뢰성이 보증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어떤 객관적인(그런 것이 있다면) 사실도 현장에서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서 다르게 해석되는 게 사람의 일이라고 봅니다. 때문에 제 3자가 아무리 객관성을 견지한다고 해도 어느정도의 주관성이 들어갈 수 밖에 없습니다. (뉴스나 신문 역시도)

그런 뉴스에 다시 의견을 덧붙인다는 게 아무래도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다소 편향된 견해를 전달하게 된다고 봅니다. 다른 컨텐츠를 전달하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음료나 요리 관련해서 내용들을 써 볼 생각인데 다른 추천 컨텐츠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위의 소식과는 별개로 주말에 '댓글부대'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넷플릭스에 올라온 신작 중에 하나입니다. 영화 자체의 사실 유무와는 별개로 어떤 정보가 우리에게 전달될 때까지 어떤 오염을 겪는지에 대해서 생각하게 됩니다. 심지어 그 정보 자체 조차도 사실이 맞는지 의심해보아야 한다는 생각과 함께.

저는 영화나 책을 볼 때 개연성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내용의 전개가 충분히 자연스럽게 이어지는가, 현실에서 충분히 있을 법한 일안가. 등등. 이번 영화는 보는 내내 개연성이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현실감이 넘쳤습니다. 허구의 이야기이지만 현실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혹은 일어나고 있는 일들.

이렇게 개연성이 넘치는 내용들은 보통 긍정적인 내용보다는 부정적인 내용을 다룰 때 더 그럴싸해집니다. 유감스러운 일이죠. 그래도 이런 영화나 책을 통해서 이런 문제의식을 자각한다면 조금 더 무분별한 이슈의 홍수에서 스스로의 기준으로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