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을 보다보면 병렬로 독서를 하게 됩니다. 종이책을 손에 쥘 때는 무언가 잡은 책을 끝내야겠다는 긴장감이 종이에서 손으로 넘어와 다른 책으로 넘어가지 않게 되는데 전자책은 읽는 책이 중간 쯤인지 끝쯤인지 감이 안 올 때가 많습니다. 화면을 두드려서 분량을 확인해보아도 실제와 다른 경우도 꽤 있고 실감도 잘 나지 않고.

이런 습관도 일종의 숏폼이나 SNS피드 중독과 비슷한 원인이 아닐까 생각해보지만 이내 아무려면 어떠냐 하는 식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도 얼른 읽다만 것들을 읽어버리고 싶네요) 책을 보다가 나중에 다시 한번 문장을 되새김질하고 싶은 부분들은 캡쳐해둡니다. (다른 곳에 공유한다면 불법입니다만...) 종이책이라면 카메라로 찍는 것과 같은 행동이지요.

같은 책을 읽더라도 당시에 머릿속 화두에 따라서 중요하게 생각되는 부분이 달라집니다. 여러 책을 동시에 읽다보면 그 부분이 조금 더 명확해지는데 다른 내용을 다루는 책들 사이에서도 나의 화두와 겹치는 부분들을 공통적으로 찾아내게 된달까요.

요즘 제 화두가 '지루함을 넘어서는 것'인가 봅니다. 삶에서 어떤 부분은 이미 지루함을 넘어선 것 같기도 하고 어떤 부분은 지루함이 끝나는 순간이 올려나 싶은 생각만 들기도 합니다. 여러분도 마찬가지일 것 같습니다. 사람좋게 '지루한 단계가 지나면 언젠가 그럴싸한 일이 생길 겁니다' 라고 말하지는 않겠습니다. 지루함이 지나더라도 허무함만 남은 순간도 여럿이었으니까요. 다만 '비로소 보이는 것' 은 분명히 지루함을 넘어서는 어느 지점에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가끔 허무해지더라도 무언가를 찾기 위해 계속 견뎌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그러겠습니다. 💌